정헌율 익산시장이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요원해 보이기만 하던 시청 신청사 건립을 재정부담없이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은 시민들에게 메카톤급 뉴스임에 틀림없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둔 시점에 발표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선거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드러내고 있지만 시민 및 공무원들에게 해묵은 숙원사업이 된 시청 신청사 건립방안 제시가 구체적이어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1970년도에 지어진 현 익산시청사는 사무공간 협소·분산배치로 공무원들의 업무효율성 저하와 시민불편 가중을 초래하고 있는데다 심각한 노후화로 안전문제까지 대두돼 오래전부터 신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도·농통합 정책에 따라 옛 이리시와 익산군이 합쳐져 1995년 출범한 익산시는 함열읍에 있던 군청사에 근무하던 공무원들까지 옛 이리시 청사(현 익산시청) 한지붕으로 모이게 됨에 따라 사무공간이 비좁자 현재 사무공간을 9군데로 분산시켜 놓은 상태이다.

게다가 신축된지 47년이 된 현 본청사는 구조안전진단 결과 D급 판정으로 2003년 12월에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되는 등 진즉 노후화가 입증된 바 있다.

2차례에 걸쳐 탄소섬유 및 철판 등으로 보수보강공사가 이뤄져 C등급으로 조정됨에 따라 재난위험시설에선 일단 벗어나 연명하고 있지만 수많은 생명을 담보로 언제까지 현 청사를 사용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앞서 시청사 신축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한수 시장 시절인 지난 2006년 타당성 연구 용역·입지선정평가위원회 구성·시민공청회 등 시청사 신축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1000억원대를 웃도는 재원대책이 없었고 신축장소 논란이 크자 이 전 시장은 이듬해인 2007년도에 신청사 건립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 불발시켰다.

결국 행정력 및 예산 낭비·주민간 갈등만 남겼고 시급성에도 불구, 시청사 건립은 하대명년의 꼴이 돼버렸다.

이러던 차에 정헌율 시장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공모사업을 통해 신청사를 건립하는 방안을 시민들에게 공표한 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 시장이 제시한 신청사 건립 제1방안은 국토교통부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LH나 지방개발공사를 사업자로 선정, 현 시청사 부지에 공공청사와 청년공공임대주택·상업시설 등을 갖춘 복합건물로 짓게 해 시청사를 재정부담없이 확보하는 것이어서 그렇다.

물론 신청사건립계획이 확정되기까진 도시재생공모사업 선정·사업자 참여·시민합의 등 거쳐야 할 여러 관문이 남아 있어 시청사 건립문제가 확정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단정키 어렵다.

그럼에도 청년임대아파트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국토교통부와 신청사가 절실한 익산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1만9000㎡에 달하는 시청사 부지가 수익성을 중시하는 사업자에게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점 등에서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시민들은 이같은 신청사 건립방안 공표가 결코 애드벌룬용이 아닌 중앙정부·지역정치권과 교감, 충분한 내부 검토 및 협의를 통해 이뤄졌을 것으로 믿는다.

정 시장은 제1안이 실패할 경우 대비해 제2·3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또다시 시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역량을 발휘, 제1안을 반드시 성사시켜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