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입자들도 모르게 임의 경매가 진행된 익산시 신동 원광대학교 주변 원룸./사진 피해자 제공 ⓒ 익산신문

익산 원광대 주변 대학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원룸 보증금 수십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업자들이 검찰로 송치됐으나 이들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취득한 범죄 수익금 환수가 어려운 상황으로 피해자들의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익산경찰서는 원룸 임대보증금 사기혐의로 임대사업자 A씨(46)와 그의 조카 B씨(28)를 구속 기소의견으로 지난 18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최근까지 원광대 주변 원룸 16개동의 원룸 임대사업을 하면서 임차인 113명에게 보증금 44억원 상당을 챙겨 유흥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광대 인근에서 원룸사업을 하던 이들은 원룸 임차인들에게 받은 전세금 등으로 재차 원룸을 매입하는 수법으로 사업을 넓혀가면서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전세자금으로 고급 외제차를 사고 100여 차례의 해외여행·도박 등 등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전세금을 탕진하는 동안 원룸에 거주하던 학생들은 전기와 가스가 끊기는 등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은 계약 만료 이후에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경찰에 이들을 고소하면서 수사가 진행됐다.

경찰의 수사를 통해 이들의 범행은 드러났지만, 현재 피의자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이들이 취득한 범죄 취득금에 대해서도 형사법상 제재가 어려워 피해자들이 차후 민사재판 등을 통해 피해금액 청구를 진행해야지만 하는데, 이마저도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지난 3월부터 전국적으로 범죄수익추적수사팀을 시범운영한 뒤 올해 1월부터 전국 지방청 17개 정식팀으로 편성, 피해자들의 재산피해 회복을 위해 범죄수익금에 대한 기소전 몰수보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행법상 기소전 몰수보전 대상은 범죄단체 조직, 사기죄와 보이스피싱 및 유사수신 등의 범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단순사기에 해당하지 않는 다단계 범죄 등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해당 사항을 적용하기 어려워 기소전 몰수보전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피해자들이 재산피해를 회복하려면 피의자들의 형사재판 이후 민사재판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상대방에게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받아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재산회복을 위해 A씨 등에 대해 기소전 몰수보전 적용을 고려했지만, 해당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적용하기 어려웠다”면서 “피의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혐의를 입증할 관련 진술과 증거 등을 확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홍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