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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窓】이따 또 만나! - 하송
마스터 기자 / iksanpress@hanmail.net입력 : 2018년 04월 16일(월)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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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송 시인
ⓒ 익산신문 
2학년이 되었다고 제법 의젓해졌습니다. ‘떤땡님’을 부르며 쫓아다니던 작년의 숙이가 아닙니다. 작년 1년 동안 숙이는 우리 학교의 귀염둥이였습니다. 또래에 비해서 통통하고 키가 큰 편인데, 하는 행동이 천진난만해서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1학년 담임교사인 박선생님이 ‘러블리 1학년’, ‘러블리 숙이’ 라고 부르니, 숙이가 우리한테도 선생님 앞에 러블리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러블리 하똥 떤땡님!’ 이라고 부르며 마주칠 때마다 품에 와락 안겨왔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는 오른 손을 번쩍 들어서 흔들며, “이따 또 만나~!” 친구에게 하듯이 다정하게 반말로 인사를 합니다. ‘이따 또 만나!’ 얼마나 정감있고 따사로운 말인지…. 숙이 덕분에 하루아침에 ‘똥 떤땡님’이 되었지만 ‘이따 또 만나!’ 때문에 모든 것이 용서가 됩니다.

오지랖은 남의 일에 관심이 많으면서 참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요즘 신조어로 오지라퍼라고 부릅니다. 숙이는 우리학교의 대표적인 오지라퍼입니다. 1학년 아이들이 우유를 먹는데 우유당번을 자원해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1교시가 끝나면 우유를 가져가서 친구들이 먹게 하고, 다 먹으면 빈 우유곽까지 제자리에 가져다 놓습니다. 우유를 혹시 덜 먹어서 남은 우유가 흐르면 누가 남겼는지 체크해서 교실에 돌아가서 타이릅니다.

아이들이 수업 준비물을 빨리 챙기지 않으면 역시 직접 사물함에서 꺼내 와서 챙겨줍니다.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반 친구들이 딴 짓을 하고 있으면 빨리 책 펴라고 재촉 합니다. 그리고 정작 수업시간에 숙이는 딴 짓을 합니다. 수업시간에 수시로 주의집중을 시켜야 합니다. 수업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아이들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학교 오는 것이 제일 신나고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합니다. 무한 긍정의 아이입니다.

1학년 교실 앞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쉬는 시간에 양선생님이 화장실을 가는 모습이 보이면 총알같이 뛰어나와서 남자화장실 형광등 스위치를 켜줍니다. 화장실이 센서로 작동되어서 사람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게 되어있습니다.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양선생님을 향하여, 숙이 역시 뿌듯해하며 환한 미소로 화답합니다. 

여자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을 때 숙이가 들어오면 난감해집니다. 반드시 화장실 안에 누가 있는지 알아내기 때문입니다. 누구냐는 질문에 선생님이라고 대답을 하면, 일을 다 볼 때까지 계속 대화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교실에 가서 큰 소리로 화장실에서 하똥 떤땡님 만나서 이야기 했다고 리포터 역할을 합니다. 

1학년보다 늦게 급식하는 2학년 담임교사인 백선생님이 급식실에 오면 수저와 젓가락을 챙겨줍니다. 간혹 교사들보다 숙이가 먼저 밥을 다 먹고 일어설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물을 먹고 나서 꼭 우리 선생님들한테도 물을 가져다 줍니다. 
현장학습을 가서 학교로 돌아오려고 차를 타려는데 숙이가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손을 잡고 화장실로 데려갔습니다.

 “떤땡님 이것 갖고 있어.” 자연스럽게 반말과 함께 모자와 가방을 맡기고 들어갑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숙이가 나오기에 화장실 온 김에 들어갔습니다. 숙이는 떤땡님을 지켜준다며 밖에서 기다려줍니다. 의리를 장착한 수호천사입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작년 3월에는 숙이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발음 때문에 언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자유롭게 대화가 통하게 되었습니다. 통통하고 붙임성 좋은 숙이와 하루에도 수많은 대화를 한 덕분에 대부분의 말을 알아듣게 된 것입니다. 

올해 갑자기 학교가 썰렁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2학년이 되면서 2층 교실로 가는 바람에 ‘러블리 숙이’ 얼굴보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오랜만에 숙이를 복도에서 마주쳤습니다. 

안겨오는 숙이를 꼭 껴안고 헤어질 때 “이따 또 만나!” 했습니다. 그러자 정색을 하고 “언제? 어디서?”라고 묻는 숙이에게 “응~ 화장실에서~”라고 대답했습니다. 밝게 자라고 있는 숙이에게 “이따 또 만나!”의 따사로운 인사를 언제까지나 잊지 않게 해주고 싶습니다.

마스터 기자  iksan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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