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저출산 현상 속에서 700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고령층에 진입하고 있어 고령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따라서 노인의 건강과 돌봄 문제는 한 가정 내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차원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가족이 있어도 바쁜 현대생활과 경제적 이유, 건강탓 등으로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노인시설에 수용돼 고독속에 보내는 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졌지만 장수가 반갑지 만 않은 시대인 것이다.

여러 이유로 노인을 직접 돌보지 못하고 현대판 ‘고려장’으로 비유되는 노인수용시설에 위탁한 가족들은 직접 돌보지 못하는 죄송함과 함께 노인 안위 걱정으로 마음을 졸이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익산지역 한 노인요양시설서 요양보호사가 입소한 치매노인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사실이 검찰조사로 최근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노인요양시설에 노인을 위탁한 가족들에겐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이달 3일 익산시 왕궁면 진달래꽃요양원 요양보호사 A모씨(59)를 입소한 치매노인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문제가 발생한 요양원 원장 부인이기도 한 A씨는 야간 당직근무 중 다른 직원들이 모무 퇴근 하고 시설내 CCTV가 설치돼 있지 않는 점을 악용해 수개월에 걸쳐 6명의 노인을 폭행, 이중 1명을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의 질환상태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요양을 제공해야 할 요양보호사가 사리분별이 어려운 고령의 치매환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 오히려 학대한 꼴이다.

A씨는 2011년에도 같은 시설에서 점심식사로 제공한 보신탕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신탕 국물을 치매노인에에 쏟아 부어 상해를 입힌 범죄사실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도 원장의 부인이라는 신분관계로 사직하지 않고 계속 요양보호사롤 근무하면서 범행을 다시 저질렀다.

더구나 A씨는 수사과정에서 다른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시말서 작성을 강요하거나 당일 일지를 수정하는등 범행 은폐도 시도했다.

이번 사건은 노인수용시설의 노인학대 실태와 운영자들의 불법성, 노인수용시설에 대한 허술한 감시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하겠다.

고령화사회 추세에서 노인요양시설이 크게 늘어나는데 반해 이들을 지도점검해야 할 자치단체의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심각하고도 지속적으로 이뤄진 노인학대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의 요양원에서 5년전에도 노인학대 사건이 발생했던 만큼 지도단속권을 갖고 있는 익산시 등이 1차 경고에 그치지 않고 요주의 대상으로 선정, 감시망을 철저히 했더라면 여러명의 노인이 학대당하고 그중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A씨가 법원판결로 유죄가 확정된다며 문제의 요양원에 대해 지정취소 등의 강력한 제재를 가해 다른 노인수용시설에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

더불어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감시망 확충차원에서 CCTV설치의무화 이전이라도 CCTV설치를 유도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