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지역을 회오리로 몰아넣었던 정헌율 익산시장 수사사건이 검찰서 혐의인정 근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후 대다수 익산 시민과 공무원들은 허탈함과 함께 분노감마저 내비치고 있다.

정헌율 시장이 지역 골재채취업자에게 장학금 강요와 뇌물수수를 한 것처럼 경찰이 수사를 하고 기소의견으로 송치까지 했으나 검찰 수사단계에서 근거가 부족,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보다 못한 결론으로 수사가 종결됐기 때문이다.

검찰의 무혐의 처리로 정 시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무리했다는 지적이 팽배해지고 있다.

결백을 한결같이 주장해온 정 시장은 억울함을 벗었지만 남겨진 상처는 너무 크다.

정 시장이 무혐의 처분후 입장표명을 통해“33년 공직기간 동안 청백리 외길을 걸어왔는데 비위에 연루된 비리정치인으로 언론에 회자되어 형언할 수 없는 모욕감과 비통함을 느낀다”고 밝힌 것처럼 이번 사건은 정 시장 개인적으로 청백리에 오점을 남김으로써 가슴 아픈 일이지만 시민과 산하 공무원들에게도 지켜보기에 무척 불편한 일이었다.

자치단체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로 장기간 지역사회에 혼란이 야기되고 시정이 발못 잡혀 차질을 빚은 데다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금 모집에 찬물이 끼얹어져 진데 크게 기인한다.

“근거가 없었는데도 떠들썩하게 이뤄진 수사로 지역사회에 엄청난 손실이 빚어졌는데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목소리들이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음은 당연하다 하겠다.

정 시장이 입장표명 자리에서 “자치단체장에 대한 수사는 한 개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시민에 대한 수사로서 이번 경찰수사는 31만 익산시민을 깔보고 짓밟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성토한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정 시장 수사 사건은 소환조사받기 전부터 혐의 내용이 릴레이식으로 언론에 중계됨으로써 여느 수사사건과 분명 달랐다.

관행이라고 넘길지 모르지만 형사 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가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것이 헌번정신 인데 이를 어기고 피의사실이 여과없이 공표됐다.

경찰은 구체적인 증거없이 골재채취업자에게 1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익산시 백모 전 국장 등과 공범으로 보고 정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것이라고 언론에 흘렸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함으로써 ‘짜맞추기 수사’‘표적수사’라는 비난을 자초케 됐다.

본보는 지난 6월24자 본란의 ‘익산시 공무원 비리 수사 불필요한 오해’ 제하의 사설을 통해 정치적 음모론이 퍼지고 있음을 지적했었다.

경찰 한 간부의 익산시장 출마설이 나돈 가운데서 정 시장의 수사내용이 릴레이식 흘려짐으로써 현 시장에게 타격을 준다든가, 도내 유일의 국민의당 소속 자치단체장을 흔듦으로써 문재인 민주당 정부에 충성심을 보이려 한다든가 등의 억측 및 추측에 가까운 말들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음모론과 표적수사 등의 진위여부를 떠나 뚜렷한 증거 없이 자치단체장의 피의사실을 공표해 지역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익산시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된 익산사랑재단 장학금 모금 분위기를 위축시킨 책임은 반드시 물어져야 한다.

이같은 무리한 수사로 향후 억울한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하기위해서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