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신록의 계절로 접어들고 있다. 신록의 계절인 5월에는 꽃과 나무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연둣빛 잎사귀를 앞다퉈 내밀어 생명빛이 온 천지에 가득,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발걸음들이 들로 산으로 뻗어 나온다.

올해 5월 5~7일은 주말과 일요일·어린이날 대체휴일로 이어지는 황금 연휴이다. 익산지역에서는 4일과 황금연휴를 포함한 나흘간 지역 대표축제인 ‘익산서동축제’가 금마면 서동공원 일대에서 익산시 주최와 익산문화재단 주관으로 다채롭게 열린다.

따라서 익산은 그 어느지역보다 축제분위기가 고조되고 관광 인파가 많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서동축제는 지난해보다 기간이 하루 더 늘어 4일간 개최되고 축제예산도 1억원이 증가한 6억3000만원이 투입돼 프로그램이 22개에서 41개로 대폭 확충되는가 하면 정체성도 강화돼 볼거리 및 체험거리가 더 풍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기의 로맨스로 통하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열리는 서동축제는 국내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와 비교, 결코 역사가 짧지 않다.

전신인 마한민속예술제가 지난 1966년부터 출발됐으니 역사가 50년이 넘었다. 긴 역사와 훌륭한 스토리텔링 소재에도 불구, 축제 참여 및 관람 인파가 20만 명에도 못 미치고 정부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전국 우수 축제 반열에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어 우물 안 개구리격의 축제라는 지적을 면치 못한다.

가깝게 도작문화 및 지평선을 테마로 김제시에서 열리는 지평선축제는 19년밖에 안됐어도 지난해 70만명이 넘는 인파를 끌어모으고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인정받은 것과 비교할 때 서동축제의 위상은 부끄럽기 까지 하다.

이런 결과는 익산시의 책임이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수장이 바뀔 때 마다 추진의지가 오락가락하는등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바뀐 최근 6년만 보더라도 축제관련 예산이 많을땐 7억원, 적을땐 1억원 등으로 들쑥 날쑥했고 개최시기도 9~10월 또는 5월로 일정치 않았으며 축제장소도 시내 중앙체육공원과 금마면 서동공원으로 왔다갔다 해 혼선을 야기했다.

2015년에는 당초 예산에 한푼도 반영하지 않아 중단위기에 빠져 금마면 주민들이 명맥을 잇겠다고 나서자 옹졸한 기싸움 끝에 추경에 1억원만 세워 그것도 10월에 국화축제에 끼워 개최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지난 2016년 4.13재선거로 정헌율 시장이 시정을 이끌면서 서동축제 장소가 서동공원으로 고정되고 관련예산도 5억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서동축제가 정상화되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미륵사지와 왕궁리 왕궁터 백제역사 문화 유적 및 정신이 깃든 익산시는 서동축제를 대한민국 우수 축제를 넘어 대표축제까지 육성해내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익산의 정체성을 살리고 제조업보다 부가가치 높은 관광산업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서동축제 만한 자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직 시장이 6.13地選 때문에 직무정지 됐어도 부시장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공무원들이 심혈을 쏟아 성공적으로 개최해내야 할 것이다.